오클랜드에서의 7개월, 그리고 영어 공부 - 남지원 학생 > 유학 체험담

안녕하세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작년 6월 말부터 올해 1월 중순을 조금 넘어서까지, 7개월 남짓한 오클랜드 생활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10주씩 두 텀, 총 20주의 영어 공부를 ELA에서 마치고 1월에 본 IELTS 시험에서 Overall 밴드 7.5를 받았는데요.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스스로 영어 실력이 훨씬 좋아짐을 체감해 어학 연수 혹은 워킹 홀리데이를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글을 씁니다.

해외 경험이 거의 전무했고 몇 년 전의 수능에서도 영어 영역을 망쳐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교를 휴학한 뒤 해외에 나가 시야도 넓히고 영어를 보다 잘 하고 싶어 뉴질랜드로의 워킹 홀리데이를 계획했습니다. 뉴질랜드에 계신 이모가 유학원과 교류할 일이 많은 직업을 가지고 계신데, 그 중에서도 신인수 유학원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셔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어학원은 어디를 가야 하나, 입학 절차는 어떻게 되나 막막한 게 많았는데 원장님께서 친절하게 상담해주시며 가기 전 영어 공부는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은지,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등 서류 절차 뿐 아니라 뉴질랜드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가이드를 제공해주셔서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한 오클랜드에 있는 유학원 지사 역시 도심에,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해 도움을 받기 쉬웠고요.

유학원에서 추천해주셔서 다니게 된 ELA는 오클랜드 대학교의 부설 어학원이었습니다. 저는 아직 한국에서 학부생이지만 IELTS 시험을 보고 싶어서 그 준비반이 있는 Academic English(AE)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처음 들어갈 때엔 레벨을 정하기 위해 간단한 Listening, Reading, Writing, Speaking 시험을 봅니다. Speaking 테스트가 끝날 때 선생님께서 제 수준이 좀 애매하게 걸쳐져 있어 EAP2에 들어가 공부를 해볼 건지, EAP1에 들어가 편하게 공부를 해볼 건지 물어보셨는데 EAP2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는 어학 공부를 6개월까지 할 수 있는데 마지막 레벨인 EAP3까지 끝내고 졸업을 하고 싶어서, 그리고 이왕 할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이 컸습니다. 

AE 코스에선 EAP 수업을 듣고 IELTS 수업 또는 Uniprep 수업 중 하나를 선택해 2시간씩, 매일 4시간 수업을 듣습니다. 저는 대학교 혹은 대학원을 준비하는 게 아니므로 EAP2 텀에선 IELTS 수업을 선택했어요. EAP 수업에선 일상적인 영어에서 더 나아가 학문적으로 글을 쓰는 법, 말하는 법, 듣는 법, 읽는 법을 모두 알려줍니다. 커리큘럼이 매우 체계적이기 때문에 네 영역을 모두 골고루 배울 수 있었어요. 특히 한국에서 하던 영어 공부와 달랐던 점은 단순히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한국어로 말하고 싶은 것을 영어로 통역하고... 그런 수준에서 벗어나 '영어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독해 영역을 제외하면 듣기, 쓰기, 말하기에서 자신감도 없고 수준도 많이 뒤쳐졌는데 듣기에선 강의를 듣고 메모하는 법과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 이해하는 법을, 쓰기에선 긴 글을 요약하는 법과 내 생각이 담긴 정리된 글을 쓰는 법, 말하기에선 토론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법을 배워가며 학원에서 보는 시험들에서 점점 향상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IELTS 수업에선 교재와 함께 좀 더 IELTS 시험에 중점을 맞추어, 문제를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푸는 법과 그 연습을 합니다. 사실 그 전에 하다못해 그 흔한 TOEIC 시험도 본 적이 없었고, IELTS라는 시험도 거의 처음 들어봤는데 선생님께서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도록, 그리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팀으로 합동 퀴즈를 보거나 협력 에세이를 쓰게 하고, 모의 시험을 치게 하는 등 다양한 도움을 주셨습니다.

EAP2를 마치고 EAP3로 올라가면서 Uniprep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의 말을 듣고 이번엔 IELTS 대신 Uniprep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레벨마다 차이는 있으나 EAP3의 Uniprep 커리큘럼을 요약해보자면 마음에 드는 주제를 정해 자료 조사를 하고, 자신이 참고할 영어 논문을 7-8개를 선정해 그 안에서 인용할 부분들을 찾아 정리하고, 플랜-초고-완성의 결과를 거쳐 A4 8-10장 정도 분량의 리서치 에세이를 완성한 뒤 그것을 10분 간 개인 발표하는 거였어요. 대학교를 다니며 한국어로 항상 하던 건데 그걸 영어로 해보려니까 상당히 까다롭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논문의 종류부터 참고 논문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어떤 부분이 에세이에 쓰일 수 있는 실증적 증거들인지, 긴 분량의 에세이를 어떻게 계획하고 쓰는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독자에게 이해시키는지 등 아주 꼼꼼하게 차근차근 알려주셔서 끝내 완성하고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발표를 준비할 때도 단지 내용 뿐 아니라 억양, 목소리, 자세, 청중과의 눈 맞춤 등을 어떻게 조절해야 전달력 있는 발표를 할 수 있는지 알려주시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연습하도록 지시해 훗날에도 자산으로 남을 것들을 얻어갈 수 있었어요.

이러한 잘 짜여진 교육 과정에 더해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 함께 과제를 하며 고민도 나누고, 같이 오클랜드 대학교 부설 체육관에 등록해 운동을 다니고(ELA 학생증으로 아주 저렴하게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제를 마감했거나 시험이 끝난 날이면 놀러가기도 하며 소중한 추억 또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제가 있던 레벨, 텀에는 한국인이 많이 없었기에 다양한 국적을 가진 친구들과 영어로 뜻깊은 소통을 하며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지던 언어에 관한 시선이 바뀌었어요. 또, ELA에서 주관하는 액티비티 활동에도 참여해 페리를 타고 근처 섬에 소풍을 가거나 오클랜드 내에 있는 공원들에서 풀밭에 누워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등 뉴질랜드의 여유로운 생활을 경험하며 많은 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뉴질랜드는 한 마디로 일축하면 아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곳이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지내며 한국이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하면 물론 거짓말이겠지만, 지금은 다시 그곳에서 한 소중한 경험이 또 그리워요. IELTS 시험은 ELA를 졸업한 후 모의 시험을 풀며 혼자 좀 더 공부하다가 1월 8일에 쳤습니다. Listening 6.5, Reading 9, Writing 6.5, Spekaing 7 로 앞에서 말했듯 평균 밴드 7.5를 받았고요. 개인적으로 청취 파트 점수가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나중에 다시 시험을 본다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영어 실력 뿐 아니라 제 시야를 넓힐 기회를 제공해준 유학원에 감사드립니다. ㅎㅎ